조동익 2집 - 푸른 베개 [일반반]
  • 조동익 2집 - 푸른 베개 [일반반]

조동익 2집 - 푸른 베개 [일반반]

공유
정가
23,200
판매가
19,300
구매혜택
할인 : 적립 마일리지 :
배송비
2,900원 / 주문시결제(선결제) 조건별배송 지역별추가배송비
택배
방문 수령지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54 1층
제조사
뮤직앤뉴
출시일
2020-05-14
  • 상품상세정보
  • 연관상품
  • 상품결제정보
  • 배송정보
  • 교환및반품
  • 상품사용후기
  • 상품문의

상품상세정보

기억하는 사람의 노래 : 조동익 2집 [푸른 베개]

신영선

 

 

노란 대문 집은 정릉 배밭골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제주의 산 중턱에도 노란 대문 집이 있다. 바다는 멀고 바람은 가깝지만 깊은 밤 그곳에서는 바다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오래된 라디오의 다이얼을 돌려 주파수를 맞추듯이 지직거리며 맞춰지는 먼 소리는 더욱 먼 소리와 대화를 시작한다. 거기에는 오래도록 기억하는 사람이 살고 있다.

기억하는 일은 꿈을 꾸는 일, 잠이 드는 일, 잠 속에 비로소 날개를 펴는 일이다. 명랑한 참새도, 늘씬한 제비도 아닐 것이다. 몸보다 긴 날개를 가진 알바트로스일지 모르겠다. 거대한 새는 하늘을 이불 삼아, 바다를 베개 삼아 어떤 꿈으로 날아간다. 그곳은 애월의 바다였으면 한다. 해수욕을 즐기는 그림 같은 백사장보다 바람과 구름과 사나운 물결과 사라져 가는 해가 보이는 곳이었으면 한다. 사라져 간 이들을 떠올리기에 적당한 곳이었으면 한다. 누군가가 나타났던가, 그러다 사라졌던가. 가까이서 들리는 소음들. 여닫는 문소리, 개수대의 물소리, 조용한 발소리. 정원의 무성한 풀들 사이 들꽃을 꺾어 꽃병에 꽂아 두는 일. 내 안의 소용돌이를 다독이는 일.

오래전, 어린 딸을 위해 노래를 들려주었듯, 이제는 다 자란 딸의 갓난아기를 위해 노래를 들려준다. 노래는 더욱 낮은 곳으로 가라앉아 아기를 가만히 쓰다듬는다. 아기가 스르르 잠이 들면 그 곁에 함께 꿈속으로 미끄러져 내려가는 아기의 엄마가 있다. 아기를 위한 노래는 아기의 엄마를 위한 노래가 되고 또 나의 엄마를 위한 노래가 된다.

겨울의 끝자락에 내리는 빗소리는 겨울비와 함께 떠나간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돋운다. 엄마와 성당에 가서 보았던 첨탑과 걸인, 노래 소리들을 기억한다. 거울 속에 떠나지 않은 그가 있다. 나와 동행하는 그가 있다. 비가 떠오르게 하는 기억들이 있다. 비는 때때로 누군가를 기억하라 일깨우는 작은 의식이 된다. 바람이 노래하게 하는 것들. 창가에 걸어둔 풍경이 뒤척인다. 어떤 장면들이 뒤척인다. 찬란하던 시절들이 뒤척인다. 젊음이 아름다운 시절인 것은 연기처럼 사라지기 때문이다. 넘치게 가득 채웠나 싶다가 순식간에 사라진다. 사라진 사람들의 기억. 결코 사라지지 않을 기억을 되새긴다. 어리고 가난하던 시절, 젊고 가난하던 작은형과 형수가 보여준 환대, 촛불 아래 노래를 만들던 작은형의 그림자, 장을 보아 돌아오던 형수의 머리칼, 잊지 않고 어린 나에게 사다주던 줄줄이 사탕, 사라진 곳, 사라진 시절, 사라진 이들. 기억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밀려간다. 나는 남겨졌다.

잠시 멈춘 순간, 버려진 듯 혼자가 되어 사라진 것들을 생각하면 신기루 같다. 언젠가 내가 있는 곳이 끝없는 사막이라 느꼈었던 그때처럼, 혼자가 된 순간 내 앞엔 신기루가 있다. 허공을 채우는 고요에 귀를 기울인다. 틈을 가르는 소리, 미세한 기척이 환영처럼 지난다. 무엇을 위해 쉼 없이 달렸을까. 깊은 한숨과도 같은 낮은 음의 현. 내가 날았던 바다의 선명한 기억은 무엇이었을까. 나의 날개는 어디에서 잃어버렸을까. 은빛 나무들의 노래,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이토록 선명한 그리움은 어찌하는가. 소금처럼 모두 녹아 사라지기를 바란다. 희망도, 상처도, 열정도, 분노도.

숲에 부는 바람 소리가 만들어 내는 화음, 겹겹이 잎새를 지나는 투명하고 높은 음과 흙을 밟고 지나는 묵직하고 낮은 음은 사라진 것들이 영영 사라지지 않고 남긴 기억을 어루만진다. 가만히 쓰다듬는 부드러운 자장가는 연기를, 구름을, 꿈을 옹호한다. 열두 곡의 노래는 사실 하나의 긴 노래였다. 미끄러지듯 소리는 조금씩 겹쳐지고 조금씩 나아간다. 평안을 다독이는 자장가는 기억에만 남겨진 사라진 것들을 다독인다. 남겨진 사람을 어루만진다. 기억하는 사람을 쓰다듬는다. 하나의 긴 애도의 노래를 들었다.

 

 

[수록곡]

1-1. 바람의 노래

1-2. 날개 I

1-3. 푸른 베개

1-4. 내가 내게 선사하는 꽃 (Feat. Soony)

1-5. song for chella

1-6. 그 겨울 얼어붙은 멜로디로 (Feat. Soony)

1-7. 비가 오면 생각나는

1-8. 그래서 젊음은

1-9. farewell. jdj, knh[1972]

1-10. 내 앞엔 신기루

1-11. 날개 II

1-12. lullaby

 

 

  • 상품상세정보
  • 연관상품
  • 상품결제정보
  • 배송정보
  • 교환및반품
  • 상품사용후기
  • 상품문의
  • 상품상세정보
  • 연관상품
  • 상품결제정보
  • 배송정보
  • 교환및반품
  • 상품사용후기
  • 상품문의

AS안내

- 소비자분쟁해결 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따라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 A/S는 판매자에게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 상품상세정보
  • 연관상품
  • 상품결제정보
  • 배송정보
  • 교환및반품
  • 상품사용후기
  • 상품문의

배송안내

- 배송비 : 기본배송료는 2,900원 입니다. (도서,산간,오지 일부지역은 배송비 3000원이 추가됩니다) 

- 본 상품의 평균 배송일은 1.5일입니다.(입금 확인 후) 설치 상품의 경우 다소 늦어질수 있습니다.[배송예정일은 주문시점(주문순서)에 따른 유동성이 발생하므로 평균 배송일과는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본 상품의 배송 가능일은 3일 입니다. 배송 가능일이란 본 상품을 주문 하신 고객님들께 상품 배송이 가능한 기간을 의미합니다. (단, 연휴 및 공휴일은 기간 계산시 제외하며 현금 주문일 경우 입금일 기준 입니다.)

  • 상품상세정보
  • 연관상품
  • 상품결제정보
  • 배송정보
  • 교환및반품
  • 상품사용후기
  • 상품문의

교환 및 반품안내

- 상품 택(tag)제거 또는 개봉으로 상품 가치 훼손 시에는 상품수령후 7일 이내라도 교환 및 반품이 불가능합니다.

- 저단가 상품, 일부 특가 상품은 고객 변심에 의한 교환, 반품은 고객께서 배송비를 부담하셔야 합니다(제품의 하자,배송오류는 제외)

- 일부 상품은 신모델 출시, 부품가격 변동 등 제조사 사정으로 가격이 변동될 수 있습니다.

- 신발의 경우, 실외에서 착화하였거나 사용흔적이 있는 경우에는 교환/반품 기간내라도 교환 및 반품이 불가능 합니다.

- 수제화 중 개별 주문제작상품(굽높이,발볼,사이즈 변경)의 경우에는 제작완료, 인수 후에는 교환/반품기간내라도 교환 및 반품이 불가능 합니다. 

- 수입,명품 제품의 경우, 제품 및 본 상품의 박스 훼손, 분실 등으로 인한 상품 가치 훼손 시 교환 및 반품이 불가능 하오니, 양해 바랍니다.

- 일부 특가 상품의 경우, 인수 후에는 제품 하자나 오배송의 경우를 제외한 고객님의 단순변심에 의한 교환, 반품이 불가능할 수 있사오니, 각 상품의 상품상세정보를 꼭 참조하십시오. 

환불안내

- 상품 청약철회 가능기간은 상품 수령일로 부터 7일 이내 입니다.
  • 상품상세정보
  • 연관상품
  • 상품결제정보
  • 배송정보
  • 교환및반품
  • 상품사용후기
  • 상품문의

상품후기

상품후기 전체보기 상품후기 글쓰기
  • 상품상세정보
  • 연관상품
  • 상품결제정보
  • 배송정보
  • 교환및반품
  • 상품사용후기
  • 상품문의

상품Q&A

상품문의 전체보기 상품문의 글쓰기

이미지 확대보기조동익 2집 - 푸른 베개 [일반반]

조동익 2집 - 푸른 베개 [일반반]
  • 조동익 2집 - 푸른 베개 [일반반]
닫기

비밀번호 인증

글 작성시 설정한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세요.

닫기

장바구니 담기

상품이 장바구니에 담겼습니다.
바로 확인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