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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사랑, 희망에 관한 수채화...
Contemporary Piano Solos by Kevin Asbjornson [Awakenings]

'케빈 에스뵤른슨' 자연 연작 4집 중 첫번째 작품

부드러우며 때론 격정적인 새로운 뉴에이지의 경계

美 뉴에이지계의 신성 '케빈 에스뵤른슨'의 데뷔 앨범
'Two Together In Heart', 'Awakenings' 등 한국적 감성의 피아노 연주 11곡 수록


1) Awakenings
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밝고, 경쾌하며, 따뜻하다. 여기에는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히트했던 일본 뮤지션들의 뻔한 진행과 신파조의 멜로디 라인이 틈입할 여지가 없다. 다양한 자연 현상과 모습들을 부드럽게, 때로는 격정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이것들을 듣고 있노라면 자연스럽게, 마치 수채화를 감상하듯 그가 이야기하려는 주제로 다가가게 된다.

2) 케빈 에스뵤른슨
성(姓) 때문에 북유럽 출신이라 오해할 수도 있는 케빈은 미국 콜로라도의 덴버 출신의 뉴에이지 아티스트로 독립 레이블 [PianoOne]을 설립, 98년 자신의 첫번째 앨범인 본작 을 발매한다.
이 앨범의 미국내 성공을 기반으로 이듬해 두번째 앨범 , 2001년 11월엔 세번째 앨범 를, 그리고 올 봄 를 네번째 앨범으로 발표함으로써 왕성한 창작력을 보여주고 있다.
뮤지션 케빈 에스뵤른슨은 자신의 음악에 대해 확고한 목적과 그것을 공간에 풀어넣을 수 있는 분명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그는 가슴과 영혼의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감탄과 감동, 그리고 깊은 만족에 대해 표현하고자 한다. 이것은 서두에 밝혔던 것처럼 듣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내면에 숨어있는 감정을 일깨우고, 또 그들의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돌아보게끔 하기 위함이라고 케빈은 말하고 있다. 그러므로 그가 그의 인생에서 처음 만든 앨범과 그 앨범의 첫번째 트랙의 주제로 ‘깨달음(Awakenings)’을 선택한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3) 수록곡 리뷰
자신을 세상으로 이끌었을 뿐 아니라 음악의 언어를 가르쳐준 그의 부모에 대한 감사를 표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첫번째 트랙 ‘Awakenings’은 반복적이면서도 부드러운 진행을 통해 진정 포근하게 감싸는 느낌을 갖게 한다. 케빈은 또한 이 곡을 통해 우리가 진정 누구인가에 대해 깨달음을 얻는데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한다. 저음을 많이 사용하고 있어 중간중간 끼어 드는 고음의 멜로디라인이 두드러지게 느껴지는 두 번째 곡 ‘Winter Solstice(동지)’는 가장 긴 밤에 대한 두려움을 축제로 바꾼 여러 민족들에 대한 이야기인데, 곡에서 느껴지는 쓸쓸함은 겨울밤을 떠올리게 한다. 수록곡 중 가장 따뜻하고 안락한 느낌을 주는 ‘Cordillera’는 그의 고향 콜로라도의 록키 산맥을 가리킨다. 아름다움, 장엄함, 고요함을 간직하고 있는 그 거대한 산맥의 오두막, 그 곳의 벽난로 앞에서 느꼈던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들에 대한 표현을 케빈은 이 곡으로 대신하고 있다. ‘Horizon’은 대평원에서나 느낄 수 있는 웅장함을 희망적으로 그리고 있다.
앨범에서 가장 특징적인 곡인 ‘Tuscany Trailride’는 얼마 전에 안드레아 보첼리가 드라마틱하게 노래했던 그 투스카니를 여행할 때의 상쾌함에 대하여 유난히 저음의 화성을 강조하며 격정적으로 벅차오르는 가슴을 노래하고 있다. 여섯번째 트랙인 ‘Early Morning Rain’은 아직 폭풍우가 몰아치기 전인 이른 아침, 고요히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썼다고 한다. 내내 통통 가볍게 튀어 오르는 느낌임에도 웬지 긴장을 하게되는 건 아마 폭풍전야를 감지했기 때문이리라. 가장 사랑스러운 곡 ‘Song Bird’는 그의 세번째 앨범에서 노래를 부른 여동생 Beth에게 바치는 곡이다. 우아하고, 잔잔하게, 무엇보다도 사랑이 뚝뚝 묻어나는 케빈의 터치에는 가족의 의미까지 묻어있는 듯 하다. ‘Transformation’은 변형이라기보다는 발전에 관한 곡이다. 그의 고향의 긍정적인 변화에 대한 감사를 담은 이 곡에는 개인적 감성보다는 공식적이고 절제되어 깍듯한 뉘앙스를 풍기는 선율로 가득하다.
제목에서도 짐작되듯 ‘Two Together in Heart’는 결혼에 대한 축복이다. 케빈의 또 다른 여동생의 결혼 선물로 만들어졌다는 이 곡은 보편적인 다정다감함을 떠올리게 하며 “사랑의 온유함’을그리워하게 만든다. 록키산맥을 물들이는 붉은 서쪽 하늘의 아름다움을 그렸다는 ‘Western Sky’엔 밤의 적막이 함께 녹아있다. 앨범의 마지막 곡인 ‘Colorado River’는 콜로라도강에서의 급류타기의 그 느낌을 알지 못 하는 이들에게 음악으로라도 대신 느껴보라는 뜻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만약 그가 둥둥 떠다니는 듯한 느낌을 갖길 원했다면 그것은 성공적이다. 희망찬 피아노 선율은 조금씩 들떠있으며 그것은 대단히 긍정적인 마침표를 찍고 있다.

글 / 최종필

[수록곡]

1-1. Awakenings

1-2. Winter Solstice

1-3. Cordillera

1-4. Horizons

1-5. Tuscany Trainride

1-6. Early Morning Rain

1-7. Song Bird

1-8. Transformation

1-9. Two Together In Heart

1-10. Western Sky

1-11. Colorado River